86세 시어머니의 '봉다리'에 담긴 사랑: 며느리가 깨달은 깊은 의미
시어머니의 따뜻한 마음, 며느리의 울컥함
여든여섯의 시어머니는 '봉다리'마다 먹을거리를 싸신다. 삼천포 수산물 시장에서 산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구이와 전, 삶은 문어, 탕국까지 담으시고 또 냉장고 안을 살피신다. 어머니의 음식 보따리는 끝이 없다. 밑반찬으로 깻잎 무침, 콩잎 무침, 오징어 무침까지 봉다리 봉다리 가득하다. 그것으로도 모자라신지 포도 한 박스까지 기어이 챙겨 주신다. 아들, 손자, 며느리 먹일 생각에... 그 모습이 선했다.
며느리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
지난 날, 명절 때마다 제사 음식을 가득 싸주시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제사 나물과 탕국, 각종 기름진 전을 명절 끼니로 실컷 먹었는데, 집으로 가져오면 결국 다 먹어내지 못하고 버리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죄책감이 들었고 괜히 '어머니는 뭣 하러...' 하며 속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괜찮다'며 음식을 안 가져오면 어머니가 서운해 하실까 봐 말은 못하고, 감사함과 난처함, 죄책감, '다 먹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같은 복잡한 감정들로 힘들었던 날들이 있었다.
변화하는 명절 풍경 속 어머니의 변함없는 사랑
지금은 명절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차례를 지내는 집도 급격하게 줄었다. 콘도나 펜션을 예약해 온 가족이 그곳에서 여행하듯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우리 집도 지난해부터 추석 차례를 지내지 않는다. 시누이가 "요즘 추석 지내는 집이 어디 있어? 엄마, 하지 마세요" 하고 누누이 당부한 것이 한 몫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평생 해오신 대로 추석 음식을 준비하신다. 그리고 아들, 며느리, 손자를 기다리신다.
어머니의 '봉다리'에 담긴 의미
어머님께 명절은 '우리를 기다리는 날'이고 '우리를 먹일 음식을 준비하는 날'이자 '장만하신 음식을 가득 담아 우리에게 주시는 날'이다. 오십 고개를 넘으며 이제야 나는 어머니의 그 마음을 오롯이 알 것 같다. 어머니가 주시는 음식 봉지 하나 하나가 어머니가 '살아가는 의미'이며 사랑임을 이제는 안다.
어머니를 닮아가는 며느리
나도 딸과 아들이 타지에 있다 보니, 어머니처럼 먹을 것을 제일로 걱정하는 엄마가 되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먹거리는 냉동했다가 챙겨주게 된다. 알게 모르게 어머님을 그대로 닮은 며느리가 되어 가는 나를 발견한다.
어머니의 건강과 감사함
지난 여름, 어머니는 눈에 띄게 기력이 약해지셔서 2주 간 병원 신세를 지셨다. 다행히 병원에서 종합적으로 건강을 검진하고 요양한 후 건강은 많이 회복되었다. 잘 드시니 살도 오르고 가벼운 걷기와 스트레칭을 하시며 체력도 좋아지셨다. 덕분에 이번 추석도 어머니는 그렇게 우리를 먹이고 음식을 보따리, 보따리 싸주시며 할 일을 잘 마친 사람만의 편안한 잠을 이루시는 것 같다.
핵심 내용 요약
86세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위해 정성껏 준비한 음식 봉투, 즉 '봉다리'에 담긴 깊은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감사하는 며느리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명절 음식에 담긴 어머니의 사랑, 며느리의 죄책감과 감사함, 그리고 그 마음을 닮아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 간의 끈끈한 유대감을 보여줍니다.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Q.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음식을 챙겨주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어머니는 며느리를 포함한 가족들이 건강하게 잘 먹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음식을 챙겨줍니다. 이는 어머니의 사랑 표현이자, 가족을 향한 헌신입니다.
Q.며느리는 처음부터 어머니의 음식을 감사하게 생각했나요?
A.처음에는 음식의 양이 많아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머니의 진심을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Q.이 글을 통해 무엇을 느낄 수 있나요?
A.가족 간의 사랑과 이해,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는 감정의 흐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에 대한 감사를 되새기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