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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미사, 낙태 반대 설교에 무너진 신뢰: 다시 믿음을 묻다

le1230 2025. 8. 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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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초 입학을 앞두고, 성당에서 마주한 불편한 진실

딸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저는 사립초등학교 입학 전형의 '신자 가산점' 때문에 가족과 함께 성당을 찾았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성당은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어린이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저는 믿을 수 없는 발언을 듣게 되었습니다신부님의 낙태 결사반대 발언과 청원 독려, 그리고 근거 없는 '전 세계 낙태율 1위' 주장은 저를 당혹하게 만들었습니다그날 이후, 저는 다시 성당에 나가는 것을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십 년 넘게 성당을 떠나 있었지만, 성당은 제게 늘 조용히 기다려주는 공간으로 기억되었기에 더욱 실망감이 컸습니다. '신은 없을 거야'보다는 '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믿는 저에게, 그날의 설교는 큰 상처로 다가왔습니다.

 

 

 

 

어린이 미사 시간, 충격적인 낙태 반대 설교의 시작

어린이 미사 중, 신부님은 갑작스럽게 낙태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낙태를 하겠다고 하면 굉장히 쉬워져요. 내일 모레면 나올 아이를 '우리 아이 지우러 갈까?' '그래!' 하며 병원에 가서 죽이는 거예요.'라는 신부님의 발언은 어린이 미사라는 장소와 어울리지 않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이어서 신부님은 '지금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낙태율 1위예요. 아이도 안 태어나는데 나라가 완전 망하는 길로 가는 거죠.'라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아이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정확한 통계 자료 없이 '낙태율 1위'를 강조하는 모습은 우려스러웠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어린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다가왔습니다.

 

 

 

 

팩트체크: 한국의 낙태율, 과연 '1위'일까?

신부님의 발언과는 달리, 한국의 낙태율은 전 세계 1위가 아닙니다. 2018년 OECD 회원국 인공임신중절률 통계에 따르면, 한국보다 낙태율이 높은 나라는 스웨덴과 에스토니아입니다. 물론, 수치만으로는 한국의 낙태율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낙태를 처벌하지 않는 국가가 낙태를 처벌하는 국가보다 낙태율이 낮게 나타나는 실증적 결과도 존재합니다. 1953년 제정된 낙태죄는 '태아의 생명권 보호'를 목적으로 했지만, 현실은 '태어난 아이 하나 잘 돌보기도 어려운 세상'입니다. 무작정 '낙태 반대'를 외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이 미사, 정치적 발언의 장으로 변질되다

문제는 이러한 무책임한 발언이 어린이 미사라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계속되었다는 것입니다. 설교라는 형식을 빌려 신앙의 권위로 정치적 행동을 유도하고, 청원 참여를 강하게 독려하는 모습은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신부님은 모자보건법 일부 개정안 반대 청원에 참여할 것을 촉구하며, 마치 청원에 동참하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어른들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지만, 어린 아이들은 선생님이나 종교 지도자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들에게 특정 신념을 강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낙태에 대한 복잡한 시선: '찬성'과 '반대'로 나눌 수 없는 문제

저는 아이를 낳은 엄마로서, 이전에 건강상의 이유로 임신 중단을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 겪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만약 둘째가 계획 없이 생겼다면, 저는 임신 중단을 선택했을지도 모릅니다. 피임을 잘 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자는 좋은 말들 뒤로는, 항상 예외적인 상황도 존재하는 법입니다. 저는 내 임신과 출산 경험을 통해 임신 중단은 단순히 '찬성'이나 '반대'로 나눌 수 없는 문제라는 걸 절감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임신 당사자의 판단과 상황일 것입니다. 종교는 위로와 안식처가 되어야 하지만, 그날 저는 좌불안석으로 앉지도 일어나지도 못하고 다리를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가톨릭 교회의 공식 입장과 현실의 괴리

가톨릭교회는 모든 인간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며, 낙태를 중대한 도덕적 죄로 간주합니다. 하지만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임신부의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 한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위독함'의 기준을 누가, 어디까지 판단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정신적인 고통, 경제적인 어려움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임신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신부님의 일방적인 발언 앞에서,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과연 성당은 저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줄 수 있을까요? 신자의 입장에서 어디까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을지, 신부님의 설교는 어디까지 절대적인 것인지 궁금합니다.

 

 

 

 

어린이 미사에서의 낙태 반대 설교,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믿음의 고민

어린이 미사에서의 낙태 반대 설교는 제게 깊은 실망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신앙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신부님의 발언은, 제가 믿어왔던 따뜻한 종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제 저는 사립 초등학교보다, 아이에게 어떤 공동체를 보여주고 싶은지를 기준으로 다시 한번 고민할 것입니다. 신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것입니다. 신은 제 안에 있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낙태와 신앙에 대한 생각

Q.낙태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공식 입장은 무엇인가요?

A.가톨릭교회는 낙태를 중대한 도덕적 죄로 간주하며, 모든 인간 생명을 존엄하게 여깁니다. 다만, 임신부의 생명이 위독한 상황에 한해서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입니다.

 

Q.낙태죄는 언제 폐지되었나요?

A.헌법재판소는 2019년 4월,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2021년 1월 1일부터 낙태죄는 효력을 상실했습니다.

 

Q.이 글의 필자는 왜 성당에 실망했나요?

A.필자는 어린이 미사에서 신부님의 낙태 반대 설교를 듣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입장에 실망했습니다. 특히, 근거 없는 낙태율 1위 주장과 청원 독려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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