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유치원 상담, '아이와 꼭 함께'…진실은?
변형된 '레테'의 그림자
5세 아이를 둔 김모 씨는 영어학원 유치부 입학 상담에서 “아이와 꼭 함께 오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상담 당일, 강사는 아이에게 영어로 질문을 던져 응답 속도와 어휘 수준을 확인했습니다. 김씨는 B반 등록을 권유받았지만, 구체적인 점수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지필고사 대신 상담·관찰 방식으로 아이의 영어 수준을 파악하는 '변형 레테'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회하는 입학 시험
최근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영·유아 대상 영어 입학시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현장에서 이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림책이나 사물 카드를 활용해 동물의 이름이나 특징을 영어로 묻고 아이의 반응을 통해 수준을 파악하는 식입니다. 형식적으로는 '놀이 관찰'이라고 소개되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영어 수준에 따라 반을 나누는 사실상의 레벨테스트라는 것이 학부모들의 생각입니다.

학부모들의 혼란
경기 성남 위례신도시의 한 영어학원에서 이러한 방식의 상담을 받은 학부모 박모씨는 “상담료로 2만원을 냈는데 사실상 레벨테스트 비용처럼 느껴졌다”며 “레테를 하지 않는 학원으로 보이기 위해 이름만 바꿔 둔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학원 원장은 “관찰 과정은 지필고사와는 성격이 완전 다르다”며 “아이의 발달 단계와 학습 상황을 고려해 수업 수준을 조정하기 위한 절차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규제와 현실의 괴리
국회에서는 지난 9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원생 모집이나 반 배정을 목적으로 시험·평가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 유치원 형태로 운영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영유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규제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학원가와 학부모들은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엇갈리는 시선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애매한 ‘우회 평가’를 이어갈 바에야 차라리 공식 테스트를 허용해 수준을 명확히 가르는 편이 낫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내년 3월 자녀를 영유에 보낼 예정인 정다래씨는 “아이마다 영어 노출 정도나 발달 속도가 다른데 공식적인 기준 없이 반을 배정하는 것은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숨겨진 레벨 테스트
서울 송파의 한 영유에서 강사로 일하는 김모씨는 “지금처럼 상담·놀이형 관찰은 겉으로 보기에 ‘적응 상담’이나 ‘체험 수업’으로 얼마든지 포장할 수 있어 규제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학원이 점수나 등급을 문서로 남기지 않으면 당국도 이를 레테로 입증하기 어렵다”며 “결국 형식만 달라진 레테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교육부는 과도한 평가 관행은 제한하되 필요한 수준의 맞춤형 교육은 유지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핵심 내용 요약
최근 영어유치원 입학 과정에서 지필고사를 대체하는 '변형 레테'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는 학부모와 학원가 사이에서 실효성 논란을 일으키며, 정부의 규제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보여줍니다. 학부모들은 명확한 기준 없이 반이 배정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학원가에서는 규제의 허점을 지적합니다. 교육부는 이러한 현실을 인지하고, 절충안 마련을 검토 중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변형 레테란 무엇인가요?
A.지필고사 대신 상담이나 관찰 방식으로 아이의 영어 수준을 파악하는 새로운 형태의 레벨 테스트를 말합니다. 그림책이나 사물 카드를 활용하여 아이의 영어 구사 능력을 평가합니다.
Q.왜 변형 레테가 확산되고 있나요?
A.영유아 대상 영어 입학 시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면서, 이를 우회하기 위해 학원들이 새로운 형태의 평가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Q.학부모들은 변형 레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일부 학부모들은 공식적인 테스트가 아닌 애매한 평가 방식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오히려 공식적인 테스트를 허용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