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러브버그'와의 불편한 동거? 팩트 체크로 알아보는 진짜 얼굴
러브버그, 당신은 누구십니까?
여름철 불청객,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올해도 어김없이 우리의 일상에 나타났습니다. 짝짓기하는 독특한 모습 때문에 '러브버그'라는 귀여운 별명으로 불리지만, 실제 마주했을 때의 불쾌감은 상당합니다. 차량, 사람에게 달라붙고 시야를 가리는가 하면, 야외 활동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SNS에서는 '유해 곤충'이라며 당장 퇴치해야 한다는 의견과 '생태계에 이로운 익충'이니 어쩔 수 없다는 상반된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과연 러브버그는 우리에게 해로운 존재일까요, 아니면 이로운 존재일까요? 팩트 체크를 통해 러브버그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익충? 해충? 상대적인 판단 기준
러브버그는 파리목 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암수가 꼬리를 맞댄 채 함께 날아다니는 독특한 모습으로 유명합니다. 중국 남부 지역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주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는 2022년부터 서울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떼를 지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성충 상태로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출현합니다. 유충으로 월동한 뒤 6월경 번데기가 되고, 장마가 시작될 무렵 집단 출몰하여 2주가량 개체 수가 증가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익충'과 '해충'의 구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발생 장소, 개체 수,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꿀벌처럼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곤충은 익충으로, 모기나 바퀴벌레처럼 질병을 옮기거나 위생 문제를 일으키는 곤충은 해충으로 분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러브버그, 익충의 가면을 쓰다?
러브버그가 익충으로 분류될 수 있는 근거는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이 곤충은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습니다. 또한 꽃꿀이나 수액을 섭취하여 식물의 수분을 돕는 역할도 합니다. 농작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는 보고도 아직 없습니다.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서는 러브버그를 '익충'으로 소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러브버그가 익충으로서의 긍정적인 면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시민들은 러브버그를 해충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불편함, 해충으로 인식되는 이유
2024년 서울시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서울 시민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바퀴벌레와 빈대에 이어 세 번째로 '보기만 해도 싫거나 무서운' 곤충으로 꼽혔습니다. 놀랍게도 응답자의 86%는 러브버그를 '대량 발생하면 해충으로 인식한다'고 답했습니다. 러브버그는 두 마리가 붙어 떼로 몰려다니며 혐오감을 유발하고, 자동차 유리에 붙어 안전 문제를 야기하기도 합니다. 사체가 쌓이면 산성을 띤 내장이 건축물과 자동차 등을 부식시키고, 식당, 카페, 편의점 등 업장에 피해를 주어 경제적인 손실을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이처럼 러브버그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대량 발생으로 인해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며 해충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준비, '유행성 도시 해충' 관리 체계 필요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는 전통적인 의미의 해충은 아니기 때문에 현행 법령에서 직접적인 관리가 어렵습니다. 현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서 질병 매개 곤충만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살충제를 사용한 방역 또한 생태계에 역효과를 줄 수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이에 서울연구원은 러브버그를 '유행성 도시 해충'으로 칭하며, 관리 대상 범위를 확대하여 '대량 발생해 시민에게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곤충'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2070년에는 한반도 전역에서 러브버그가 확산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쾌적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결론: 러브버그, 익충과 해충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
러브버그는 생태학적으로 이로운 측면도 있지만, 대량 발생 시 시민들에게 불쾌감과 불편을 초래하는 존재입니다. 익충과 해충의 경계는 상대적이며, 러브버그는 현재 우리에게는 해충에 더 가깝게 다가와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유행성 도시 해충' 관리 체계를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시민들의 건강과 쾌적한 생활 환경을 위해, 러브버그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러브버그, 정말 사람을 물거나 해로운가요?
A.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량 발생 시 불쾌감과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Q.러브버그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생태계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광원과 유인제를 활용한 포집기를 시범 운영하는 등 친환경적인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앞으로 러브버그 문제는 어떻게 될까요?
A.기온 상승으로 인해 러브버그의 서식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리와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