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굿둑 개방 논의, 농업용수 위협? 금강·영산강 생태계 복원과 농업의 공존 방안
금강·영산강 하굿둑 개방, 생태계 복원의 시작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금강·영산강 하굿둑 개방 논의가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하구 생태계 복원을 위해 민관 협의체가 구성되는 등 정책 실행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농업계에선 농업용수 공급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신중한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정부의 움직임: 4대강 자연성 회복과 하천 관리
환경부는 9월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금강·영산강 하구 복원 협의체 출범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새 정부 국정과제에 ‘4대강 자연성 및 한반도 생물다양성 회복’이 포함된 데 따른 움직임입니다. 정부는 국정과제 세부 과제로 ‘자연친화적 하천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낙동강 하굿둑 개방 확대 ▲금강·영산강 하구 생태계 복원방안 검토 등을 꼽았습니다.
협의체 구성과 향후 계획
협의체에는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 관련 기관뿐 아니라 학계·농민단체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합니다. 올해 안에 금강·영산강 하구 생태 복원 추진 방향을 도출한다는 계획입니다.
낙동강 사례: 하굿둑 개방의 선례
4대강 중 하굿둑 개방을 통한 생태계 복원 대상 지역은 낙동강·금강·영산강 3곳입니다. 그중 개방이 진척된 곳은 부산에 있는 낙동강 하굿둑이 유일합니다. 생태계 복원은 하굿둑의 수문을 열고 해수를 유통해 기수역(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곳)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 실험과 결과
환경부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9∼2020년 세차례에 걸쳐 낙동강 하굿둑 장·단기 개방 실증실험을 진행했고, 2021년에도 4개월간 해수를 유통하는 실험으로 뱀장어·숭어 등 기수어종의 복원 가능성 등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2022년 2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낙동강 하구 기수 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해 현재 낙동강 하굿둑은 상시 개방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의 요구와 농업계의 우려
환경단체들은 이를 바탕으로 금강·영산강 하굿둑 개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규견 국가하구생태복원전국회의 집행위원장은 “하굿둑으로 인해 단절된 생태계를 복원하면 생물 다양성과 악화한 수질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제는 낙동강과 금강·영산강의 환경이 크게 달라 자칫 농업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굿둑을 개방했을 때 가장 우려되는 점은 해수 유입으로 양수장과 취수장 등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 농작물 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낙동강과 금강·영산강의 차이점: 농업용수 공급의 영향
낙동강은 하굿둑 상류 15㎞ 지점에 있는 대저수문을 통해 물을 서낙동강으로 유입시켜 농업용수로 활용하기 때문에 기수역 구간을 10∼12㎞ 수준으로 유지시켜도 농업 피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취수장 또한 28㎞ 지점에 위치해 생활용수 공급에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금강은 16㎞ 이내에만 양수장·취수장이 23개, 영산강은 15㎞ 이내에 11개가 존재해 낙동강 수준의 기수역을 조성하면 농업·생활 용수 공급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금강·영산강의 농업용수 공급 현황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금강 하굿둑을 통해 조성된 양수장은 충남 부여·서천, 전북 군산·김제·완주·익산 등지의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합니다. 금강 본천에 위치한 18개 양수장의 최근 3개년 연평균 농업용수 공급량은 4억4300만t 수준으로, 수혜면적은 3만7614㏊에 달합니다. 영산강은 전남 나주·무안·영암·함평 등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며 본천에 있는 18개 양수장의 최근 3개년 연평균 농업용수 공급량은 2억3700만t, 수혜면적은 2만6289㏊ 수준입니다.
농업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필요성
이에 금강·영산강에서 하굿둑 개방을 통한 생태계 복원이 진행되려면 양수장 이·신설 등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농어촌공사가 한국농공학회·전남대학교 등에 의뢰해 2023년 9월 제출받은 ‘금강·영산강 하굿둑 운영방식에 따른 농업부문 영향 검토’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 유통을 가정한 금강에서 통합 양수장을 신설하고 기존 양수장으로 관로를 연결해 농업용수 등을 공급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데 최대 2조502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영산강에서도 대체시설 신설 사업비 등으로 최대 6255억원이 필요하다고 분석됐습니다.
농업계의 입장: 생태계 복원 찬성, 피해 방지 조건
농업계는 생태계 복원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반드시 농업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임병희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하구 생태계 복원을 생산자들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다만 생산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대책을 반드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굿둑 개방, 생태계와 농업의 상생을 위한 과제
금강·영산강 하굿둑 개방 논의는 생태계 복원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하지만 농업용수 공급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검토와 충분한 대책 마련이 필수적입니다. 환경부와 관련 기관, 농업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생태계 복원과 농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이루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Q.하굿둑 개방으로 인한 농업 피해는 무엇인가요?
A.하굿둑 개방 시 해수 유입으로 인해 양수장 및 취수장으로 공급되는 농업용수의 염분 농도가 높아져 농작물 염해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Q.농업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무엇인가요?
A.양수장 이·신설, 기존 양수장과 관로 연결 등을 통해 농업용수 공급 방식을 개선하고, 해수 유입에 따른 염분 농도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Q.하굿둑 개방, 꼭 필요한가요?
A.하굿둑 개방은 단절된 하구 생태계를 복원하고 생물 다양성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농업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