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99억 적자에도 4300명 증가? KTX-SRT 통합, 공공기관 개혁의 씁쓸한 단면
고속철도 경쟁 체제의 시작과 현실
KTX와 SRT의 경쟁 체제 도입은 2016년, 한국 철도 역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정부의 야심찬 계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9년이 지난 지금, 이 경쟁 체제는 대표적인 공공기관 개혁 실패 사례로 꼽히며 씁쓸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수익성 높은 노선을 SRT에 내준 코레일은 2014년 5556억 원의 흑자에서 2024년 4999억 원의 적자로 전환되었고, 두 기관의 임직원은 2014년 2만 8730명에서 2023년 말 3만 3027명으로 4297명(15%)이나 증가했습니다. 이처럼 적자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인력은 오히려 늘어나는 기형적인 모습은, 개혁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합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와 고착된 비효율
SRT 출범 당시부터 기형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배경에는 코레일의 자회사로 설립된 SR의 지배구조 문제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부는 민영화의 부작용을 우려해 이와 같은 지배구조를 선택했지만, 결과적으로 경쟁 인센티브는 사라지고 노선 중복 운영에 따른 비효율과 비용만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코레일과 SRT는 천안아산~부산 등 핵심 철도 노선을 공유하며, 통합 운행 계획 부재로 인해 KTX가 SRT 출발을 기다리는 상황이 반복되는 등 비효율적인 운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는 결국 수조 원 규모의 누적 적자로 이어졌고, 국민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습니다.
요금 동결과 경쟁 인센티브의 소멸
SRT 운행 초기에는 KTX보다 10~15% 낮은 요금을 책정하며 경쟁을 유도했지만, 정부의 가격 통제로 KTX 요금이 장기 동결되면서 경쟁의 동력은 사라졌습니다. 코레일은 수익성이 낮은 지방 노선까지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고, 이는 코레일의 재정 악화에 더욱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10년간 양측 주요 노선의 철도 요금은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공공기관 개혁의 근본적인 목표와는 거리가 먼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무한 증식하는 인력, 풀리지 않는 숙제
적자 심화에도 불구하고 두 기관의 인력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비용 절감 및 수익성 향상을 위한 인센티브가 낮아진 데 기인하며, 구조적인 문제와 맞물려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SR은 차량 임대, 정비, 관련 시스템 개발 등 핵심 업무를 코레일에 위탁하면서 매년 1700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효율적인 운영 방식은 국민의 혈세 낭비로 이어지고 있으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고속철도 통합, 해법 찾기는 여전히 난항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고속철도 통합을 공약했지만, 현재 통합 논의는 양측의 입장 차이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코레일 노조는 통합 후 요금 인하를 주장하는 반면, SR은 2030년 평택 전용 차량기지 완공 후 본격적인 경쟁을 원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교차 운행을 통한 시너지 창출 후 통합 절차를 이어가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또한 조직 통합 시기를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고속철도 통합은 국민 편익 증진을 위한 중요한 과제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미래를 위한 제언
고속철도 경쟁 체제의 실패는 단순한 경제적 손실을 넘어, 공공기관 개혁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정부는 현재의 비효율적인 구조를 개선하고, 경쟁 체제의 긍정적인 효과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노선 통합 운용, 인력 구조조정, 비용 절감 방안 마련 등 다각적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민의 편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 결정과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합니다. 고속철도 개혁은 단순한 경제적 효율성을 넘어,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핵심만 콕!
고속철도 경쟁 체제의 실패는 4999억 적자, 4300명 인력 증가라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정부의 가격 통제, 비효율적인 운영, 노조의 반발 등 다양한 요인들이 얽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민 편익 증진을 위한 고속철도 개혁은 이제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KTX와 SRT의 통합은 왜 어려운가요?
A.코레일과 SR 간의 입장 차이, 노조의 반대,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Q.고속철도 통합 시 요금 인하가 가능할까요?
A.코레일 노조는 통합 시 10% 요금 인하 여력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요금 인하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Q.고속철도 개혁의 핵심 과제는 무엇인가요?
A.비효율적인 운영 방식 개선, 인력 구조조정, 노선 통합 운용, 국민과의 소통 및 신뢰 회복 등이 핵심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