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바, 낯설지만 매력적인 존재
만약 당신이 '품바'라는 단어에서 영화 '라이언 킹'의 멧돼지를 떠올린다면, 충북 음성에서 열린 한국의 품바 축제를 경험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구멍 난 고무신, 누더기 한복, 동냥통 차림으로 웃음과 흥을 이끄는 제26회 음성품바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음성품바축제는 닷새간 32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음성 대표 축제의 위상을 확고히 했습니다. 천대받던 품바가 축제의 주인공이 되기까지, 그 숨겨진 이야기를 여행+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공짜 밥상, 넉넉한 인심
음식을 얻어먹고 다니던 품바에게 공짜 밥만큼 반가운 게 또 있을까요? 축제 둘째 날 열린 ‘천인의 비빔밥 나누기’ 행사에서는 음성 고추 등 지역 특산물이 듬뿍 들어간 비빔밥 천인분이 무료로 제공되었습니다. 객석을 가득 채운 인파에 비빔밥 양이 부족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봉사자들이 두 그릇씩 먹으라며 권할 정도로 넉넉했습니다. 비빔밥을 먹고 나서자, 금왕읍에서 준비한 무료 식혜에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맹동면이 마련한 시원한 맹동 수박까지 더해지며 후식까지 완벽했습니다. 이는 음성의 9개 읍·면이 참여한 ‘품바 하우스 짓기’ 대회의 일환으로, 각 지역이 직접 마련한 손님맞이 이벤트입니다. 이 밖에도 △음수대 △부채 △종이 선캡 등 음성군의 세심한 나눔은 방문객의 호평을 끌어냈습니다.
주민들이 만들어가는 축제
음성품바축제의 진짜 주인공은 분장한 ‘주민들’입니다. 말투와 걸음걸이까지 뼛속부터 품바로 변신했습니다. 민속촌을 방불케 하는 주민들의 연기에 축제장은 연신 웃음과 박수로 가득 찼습니다. 품바축제를 200% 즐기는 방법은 직접 품바가 되는 것입니다. 현장에선 품바 의상 대여와 페이스페인팅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의상 대여는 5000원에 2시간 동안 가능하며, 수익금은 전액 기부됩니다. 의상을 대여한 박 씨는 “옷을 입고 나니 정말 내가 품바인 것처럼 느껴졌다”며, “생각보다 분장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체험비 때문인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 거리
전국 품바 길놀이 퍼레이드엔 20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음성군 여성단체협의회 팀을 선두로 주민들의 다양한 품바 분장과 퍼포먼스가 이어졌습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단체 플래시몹 장면에선 박수갈채가 쏟아졌습니다. 주무대인 야외음악당에서는 △품바 의상 패션쇼 △트롯 뮤지컬 △청소년 댄스대회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진행됐습니다. 품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대회’에선 고등학생들의 랩 대결이 펼쳐졌습니다. 오전엔 각설이타령, 저녁엔 품바 래퍼 경연대회. 품바의 세대 통합을 이뤄낸 음성군의 재해석이 돋보였습니다.
품바,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기리다
음성품바축제는 국내 최대 복지시설인 ‘꽃동네’ 설립의 모태가 된 인물, 고(故) 최귀동 할아버지의 박애 정신을 기리는 데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음성 무극에서 부잣집 아들로 태어났지만, 일제강점기 징용과 고문 후유증으로 모든 것을 잃고 걸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장애가 있음에도 40년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돌보고 숨진 노숙인을 직접 묻는 등의 선행을 이어갔습니다. 이 모습을 발견한 오웅진 신부는 1976년 시멘트 한 포대를 사서 벽돌을 찍고 손수 건물을 지어 동료들과 함께 꽃동네의 기공식을 열었습니다. 11월에는 다섯 칸짜리 집을 지어 노숙인들을 입주시켰고, 현재 국내 최대 복지시설인 꽃동네로 성장했습니다.
음성, 품바의 고장이 되다
올해 음성품바축제의 슬로건은 ‘음성은 품바지’입니다. “음성이 왜 품바지?”라는 의문은 축제장 끝자락에 있는 ‘최귀동 시간의 거리’에서 풀립니다. 고(故) 최귀동 할아버지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축제는 꽃동네 일대에서도 함께 열립니다. 축제장 내에 위치한 최귀동 기념관에서는 오웅진 신부가 직접 방문객을 맞았습니다. 그는 “꽃동네를 알리고 싶어서 매년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병옥 음성 군수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품바를 향한 사랑으로 축제장을 찾아주신 모든 관람객께 감사드린다”라며 “앞으로도 음성품바축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음성 품바 축제, 웃음과 감동을 넘어선 나눔의 가치
음성 품바 축제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따뜻한 나눔과 봉사의 정신을 기리는 행사입니다. 32만 명의 방문객,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그리고 넉넉한 인심은 이 축제가 가진 특별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웃음과 감동, 그리고 나눔이라는 가치를 통해 음성 품바 축제는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음성 품바 축제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A.음성 품바 축제는 품바 분장, 길놀이 퍼레이드, 공연, 먹거리, 그리고 최귀동 할아버지의 나눔 정신을 기리는 행사로 구성됩니다.
Q.축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A.천인의 비빔밥 나누기, 주민들의 품바 분장, 전국 품바 길놀이 퍼레이드 등이 인기가 많습니다.
Q.음성 품바 축제는 누구를 위한 축제인가요?
A.음성 품바 축제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품바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축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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