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의 따뜻한 마음, 며느리의 울컥함여든여섯의 시어머니는 '봉다리'마다 먹을거리를 싸신다. 삼천포 수산물 시장에서 산 싱싱한 생선으로 만든 구이와 전, 삶은 문어, 탕국까지 담으시고 또 냉장고 안을 살피신다. 어머니의 음식 보따리는 끝이 없다. 밑반찬으로 깻잎 무침, 콩잎 무침, 오징어 무침까지 봉다리 봉다리 가득하다. 그것으로도 모자라신지 포도 한 박스까지 기어이 챙겨 주신다. 아들, 손자, 며느리 먹일 생각에... 그 모습이 선했다. 며느리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지난 날, 명절 때마다 제사 음식을 가득 싸주시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제사 나물과 탕국, 각종 기름진 전을 명절 끼니로 실컷 먹었는데, 집으로 가져오면 결국 다 먹어내지 못하고 버리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때마다 죄책감이 들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