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의 씁쓸한 현실: 텅 빈 상가와 '유령 상권'으로의 전락
지난 7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은 한때 서울 강남의 대표 ‘핫플레이스’로 꼽혔지만 지금은 활기가 사라진 모습입니다. 차도에는 몇 대 차량만 지나다니고, 인도엔 몇몇 외국인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텅 빈 상가들입니다. 상가 유리창 곳곳엔 ‘임대 문의’ ‘통임대’ ‘단기 임대’ 등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눈대중으로만 봐도 상가 5곳 중 2곳은 공실입니다. 일부 상가에는 ‘깔세’라고 적힌 문구도 볼 수 있습니다. 깔세란 보증금 없이 월세를 몇 개월 치 선납하고 상가를 임차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현실은 가로수길이 심각한 공실 문제에 직면했음을 보여줍니다.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명품 브랜드와 뷰티·패션숍, 개성 있는 식당과 카페로 북적이던 거리가, 이제는 빈 상가가 즐비한 ‘유령 상권’으로 전락했습니다.
공실률 41.6%: 가로수길, 서울 주요 상권 중 최악의 상황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서울 리테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가로수길 공실률은 41.6%로 지난해 4분기보다 0.4%포인트 상승하며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상가 10곳 중 4곳이 비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가로수길 공실률은 강남, 청담, 홍대, 명동, 성수 등 주요 상권 대비 최대 12배가량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주요 상권 중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공실률이 상승한 곳은 성수와 가로수길이 유일하다는 점은 가로수길의 심각성을 더욱 부각합니다.
높은 임대료와 소비 트렌드 변화: 가로수길 몰락의 주요 원인
가로수길 공실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는 하락 기미가 보이지 않는 과도한 임대료가 꼽힙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신사역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3분기 연속 우상향 중이며, 명동과 강남대로를 제외하고는 주요 상권 중 여전히 상위권입니다. 집합상가 임대료 역시 다른 주요 상권에 비해 높은 편입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소비 트렌드 변화 역시 가로수길 몰락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외식은 배달 플랫폼이 대체하고, 패션 리테일은 온라인과 라이브커머스로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점포의 입지 중요성이 급격히 약해졌습니다.
상권 침체의 악순환: 임대료 인상과 매출 감소의 굴레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도 있겠지만, 상권이 침체한 가장 큰 원인은 임대료 상승”이라고 말합니다. 임대인은 매매가 하락을 우려해 임대료 인하를 꺼리고, 임차인은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해 떠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가로수길 상권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신사역 집합상가의 전용 1㎡당 순영업소득은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악순환은 가로수길의 쇠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회복의 열쇠는 건물주에게?: 젠트리피케이션과 콘텐츠 부재의 딜레마
전문가들은 건물주가 임대료 인하를 꺼리는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목합니다. 건물주는 임대료를 낮추면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 가로수길 중심 거리에는 ‘통임대’ 방식 상가가 많아 업종 다양화나 신규 유입이 차단된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습니다. 상권 내 ‘콘텐츠 부재’ 역시 회복을 가로막는 요소로 지적됩니다. 송 대표는 “과거에는 전면 도로는 패션, 후면 도로는 와인바 등으로 구성된 트렌드가 있었지만, 지금은 업종이 혼재돼 브랜드 정체성이 사라졌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가로수길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앵커 테넌트 부재와 상권 활성화 방안: 건물주의 유연한 임대 전략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앵커 테넌트’ 부재도 문제입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애플스토어처럼 강력한 브랜드만 살아남고 일반 소상공인은 높은 임대료에 밀려 퇴출당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건물주들이 유연한 임대 전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프리렌트(입점 초기 무상 임대)’ 방식이 임대료를 직접 낮추는 것보다 건물 가치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유연한 임대 전략이 가로수길 상권 회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가로수길 쇠퇴의 원인과 미래: 41.6% 공실률,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회복의 열쇠
가로수길은 높은 임대료, 소비 트렌드 변화,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앵커 테넌트 부재로 인해 41.6%의 높은 공실률을 기록하며 쇠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건물주의 유연한 임대 전략, 특히 '프리렌트' 방식과 같은 접근 방식이 상권 회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가로수길 쇠퇴에 대한 궁금증, Q&A
Q.가로수길 공실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가로수길의 높은 공실률은 과도한 임대료, 소비 트렌드 변화, 젠트리피케이션, 앵커 테넌트 부재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합니다.
Q.가로수길 상권 회복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A.건물주들의 유연한 임대 전략, 특히 '프리렌트' 방식과 같은 임대료 인하 노력이 필요하며, 상권의 콘텐츠 다양성과 앵커 테넌트 유치도 중요합니다.
Q.가로수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A.단기적으로 뚜렷한 회복 가능성은 불투명하지만, 건물주와 상인들의 노력 여하에 따라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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