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전유성, 시대를 웃음으로 물들이다20여 년 전, 출판계 행사에서 故 전유성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필자는 그의 코미디를 좋아했던 팬으로서 약간의 긴장을 안고 말을 건넸습니다. 사진 요청에 흔쾌히 응하며 직접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어주려 했던 그의 유머 감각은, 주어나 목적어의 생략이 난무하는 한국어에서 매번 재밋거리를 찾아내는 그의 농담과 일맥상통했습니다. 이후 문화예술계 지인들과의 친분으로 이어진 오랜 인연은, 그의 삶이 단순히 웃음을 주는 것을 넘어선 깊이를 지녔음을 보여줍니다. 끊임없는 아이디어, 경계를 넘나드는 삶그는 '죽을 때까지 일하는 게 내 노후 준비'라는 말을 유일한 재정 계획으로 삼았습니다. 심야극장, 지하철 손잡이 등, 대중에게 알려진 것 외에도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했지..